노조가 불편한 스타벅스 vs 결성하려는 직원…투표 전 기싸움(종합)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세계 최대 커피 체인 스타벅스의 첫 노동조합 설립 여부가 달린 투표를 앞두고 노조 결성을 추진하는 직원들과 회사 측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 스타벅스가 전날 미국 노동관계위원회(NLRB)에 투표 내용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NLRB는 뉴욕주(州) 버펄로에 위치한 3개 스타벅스 매장 직원들을 상대로 노조 설립 찬반 투표를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NLRB는 3개 매장을 각각 별도의 사업체로 간주했다. 3개 매장 중 어느 한 매장이라도 노조 설립 찬성이 많을 경우 그 매장에 노조가 설립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는 3개 매장 직원의 투표를 합산해 노조 설립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타벅스는 뉴욕주 NLRB의 결정이 잘못됐다면서 워싱턴DC에 위치한 NLRB 본부에 이의를 제기했다. NYT는 스타벅스의 이의제기가 받아들여질 경우 노조 결성을 추진하는 직원들 입장에선 타격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스타벅스는 노조 결성을 추진하는 직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하워드 슐츠 전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를 버펄로에 급파했다. 슐츠 전 CEO는 지난 주말 버펄로의 호텔에 모인 스타벅스 직원들에게 "우리는 완벽한 회사는 아니고, 실수도 저지르지만 잘못을 고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슐츠 전 CEO 간담회 참석이 의무는 아니었지만, 스타벅스는 간담회가 열린 지난 6일 버펄로 매장의 영업을 중단했다. 이에 대해 노조 결성을 추진하는 한 직원은 슐츠 전 CEO 앞에서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공정한 투표를 위해서는 노조 결성이 필요하다는 직원들도 업무시간에 다른 직원들을 접촉할 기회를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부 직원들은 환호했지만, 이를 비판하는 직원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벅스 버펄로 매장의 노조 설립 투표가 예정대로 시행된다면 12월 8일에 우편 투표가 마감된다. 9일에는 버펄로 매장 중 3개가 추가로 노조 설립 투표를 신청하면서 양측 기싸움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버펄로에서 투표를 추진하는 매장은 기존 3개에 더해 6개로 늘었다. 새로 합류한 3개 매장에는 각각 31∼41명의 직원이 있으며, 이들은 오는 30일 각각 투표하는 방안을 타진 중이다. 하지만 이들 매장 중 1개는 지난달부터 임시 폐쇄 중인 곳으로, 교육 장소로 써야 한다는 게 스타벅스가 밝힌 폐쇄 이유다. 미 전역 스타벅스 매장 약 9천개 중 20개 정도가 버펄로에 있다. 스타벅스 대변인은 "우리는 버펄로 지역 모든 파트너가 투표할 권리를 가졌다고 본다"면서 "3개 매장에서 추가로 투표를 신청했다는 건 버펄로 전역의 파트너가 이런 중요한 결정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우리 입장을 뒷받침해준다"고 주장했다. 통상 직원들은 일부 지역에서라도 노조 설립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일단 소규모라도 투표를 추진하지만, 이를 막으려는 사측은 투표 규모를 가급적 확대하길 바라고 있다. 한편 스타벅스는 10일 예정된 투표용지 발송을 보류해달라고도 NLRB에 요청했다. 버펄로 매장 모두가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는 게 스타벅스가 주장하는 보류 근거다. kom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미국 스타벅스 스타벅스 직원들 스타벅스 매장 스타벅스 버펄로